SOCIETY
[엘르보이스] 내 기분이 뭣이 중헌디
왜 우리의 기분과 판단은 소비를 동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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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잡지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4월호를 ‘그린 이슈’와 ‘환경 특집’으로 채운다. 그러나 지난봄의 나는 다소 비뚤었다. 제노사이드에 가까운 분쟁,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 같은 인재들을 보며 ‘하! 환경보호가 뭐가 중헌디!’라는 냉소가 솟구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봄에도 취재는 해야 했고, 지구와 생명에 대해 남다른 감수성을 갖고 살아가는 1990년대~2000년대생들을 만났다. 그중 직업군인이었다가 제대 후 환경단체 ‘녹색연합’ 활동가로 거듭난 진예원 씨의 만남이 인상에 깊게 남았다. 군인시절 복무지였던 강원도의 산과 바다를 보며 환경오염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과 직면한 당사자가 전하는 언어는 남다른 울림이 있었고, 활동가로서 가장 힘을 얻는 것이 시민들의 관심이라는 경험담(실제로 녹색연합의 회원 수는 증가 추세다)은 내게도 냉소하지 말라는 독려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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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인 오늘도 어김없이 앞서 말한 카페에 들러 원고를 쓰고 있다. 잠시 소강 상태에 들어섰다가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어김없이 배달 픽업 카운터에 쌓이는 수많은 음료와 디저트를 보며 또 한 번 상상한다.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후식을 찾아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열었을 수많은 사람의 모습. 이 음료를 받아들 사람들의 기분은 ‘주문하기’를 눌렀을 때의 마음과 같을까? 이렇게 얼음이 녹은 ‘아아’를 먹고 싶은 게 아니었다고 생각하거나, 역시 라테를 주문할 걸 그랬다고 후회할지도. 물건이든, 콘텐츠든 모든 것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이 당연한 현대사회에서 소비자의 정체성 말고 내 기분을 한 번 더 거슬러 우선시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지 조용히 버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 커피 먹는 것 보면서 진짜 유난이네’ 싶긴 하지만, 이것도 뭐 기분 탓이겠지!
Credit
- 에디터 이마루
- 글 이마루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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