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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국제 북극곰의 날'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4.02.27
매년 2월 27일은 '국제 북극곰의 날'입니다. 이 기념일은 올해로 벌써 19번째를 맞는데요. 지구 온난화 등 기후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동물 중 하나인 북극곰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날이죠.
 
 
세계에 '지구 온난화'라는 화두가 던져진 이래로, 북극곰은 줄곧 이 문제의 상징적 존재였습니다. 지구가 더워지고, 빙하가 녹는다는 건 북극곰의 터전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북극곰은 빙하 위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사냥을 하고 새끼를 낳으니까요. 물론 북극곰은 장거리 수영을 할 수 있는 동물이지만, 아예 물에서 살 수는 없습니다. 빙하가 녹으면 녹을수록 북극곰 익사의 위험도 높아집니다. 사냥터가 없어지니 굶어 죽기도 쉽습니다.
 
 
'가여운 북극곰'을 위시한 지구 온난화 홍보 전략이 세계 프레온 가스 사용량을 크게 줄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를 앞당기는 건 그 뿐만이 아닙니다. 오늘의 우리가 누리는 대부분의 편의들은 지구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해요. 북극곰을 구하자고 외치는 한편에선 여전히 북극곰을 간접적으로 죽이는 행위들이 이어집니다. 결국 북극곰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습니다. 이유는 '지구 온난화'입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대와 와이오밍대, 북극곰 보호단체인 폴라베어인터내셔널(PBI)의 공동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14Gt(기가톤) 방출될 때마다 축치해의 북극곰은 하루를 더 굶어야 합니다. 또 같은 해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이 선정한 최고의 야생 사진은 녹아서 해수면을 떠다니는 빙산 조각 위 잠을 청하는 북극곰의 모습을 촬영한 것이었죠. 사진가 니마 사리카니가 찍은 이 사진의 이름은 '얼음 침대(Ice Bed)'. 가만히 눈을 감은 채 잠든 북극곰의 얼굴에는 평온이 깃든 걸까요, 체념이 스며든 걸까요? 분명한 건 이제 터전을 잃은 북극곰들이 점점 사라지면, '국제 북극곰의 날'조차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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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Unsplash/런던자연사박물관(니마 사리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