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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이건희 컬렉션' 1주년 기념전


[헬로 서울] '이건희 컬렉션' 1주년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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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한국에서 어느 수집가의 수집품이 가득한 집으로 초대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해설음]

전시 현장에서 한 해설사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가리키며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녹취: 해설음]

이곳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인데요.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로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모두 2만 3천여 점의 기증품 가운데 엄선해서 고른 355점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고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준비하고 광주시립미술관과 대구미술관, 또 박수근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그리고 전남도립미술관이 같이 출품했습니다.

워낙 많은 수의 작품이 선보여지기도 하고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이 많아 관람객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전시인데요. 먼저 이재호 학예연구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부터 들어봅니다.

[녹취: 이재호 학예연구사] “사실 고 이건희 회장뿐만 아니라 이건희 회장의 부친이 되시는 고 이병철 회장도 호암미술관을 설립해서 운영해오셨고 지금도 리움미술관이 운영 중입니다만 많은 국민들이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알기는 좀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증을 통해서 그런 게 더 알려지게 됐고 수집해서 기증한 작품들이 선사시대 토기부터 21세기 비디오아트까지 다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유산과 예술품의 수집 그리고 감상하고 기증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지? 우리의 삶에 어떤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그런 거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저희는 느끼고 있고요."

전시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시장 내부는 정말 어느 수집가의 집에 초대된 것처럼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작품을 둘러보는 동선이라든가 곳곳에 고 이건희 회장의 글이나 생각들을 적어둔 글귀가 있어 어떤 생각으로 이 작품을 수집했는지 작품을 바라보는 고 이건희 회장의 시선을 함께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재호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수집품들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녹취: 이재호 학예연구사] “특정 장르 혹은 특정 작가에 치우쳐 있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무색무취한 컬렉션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그분이 평소에 생각하셨던 어록을 정리하다 보니 ‘아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컬렉션 하셨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무엇이냐면 인류의 문화유산을 수집해서 보존하고 이것을 전달하겠다는 어떤 사명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이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정체성이 뚜렷해야 하고 뚜렷한 정체성은 그러한 문화유산과 예술품을 통해서 획득된다고 생각을 하셨기 때문에 상당히 다양한 컬렉션을 만들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도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수많은 수집품을 볼 수 있는데요.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녹취: 이재호 학예연구사] “대표작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보셨던 것처럼 ‘인왕제색도’가 아무래도 한국의 전통 특히 조선시대 서화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전시하고 있고요. 현대미술 중에는 추상미술로써는 김환기의 ‘산울림’이라든지 이중섭의 그림들 이런 작품들이 많은 분의 관심을 끌 것 같습니다.”

‘인왕제색도’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손꼽는 작품이죠. 일흔여섯의 나이에 그린 대작인데요. 전지 한 장을 통째로 사용해서 그린 작품입니다. 또한 밑그림 없이 단번에 붓으로 먹을 묻혀 그린 그림인데요. 어떻게 겸재 정선은 단번에 수정도 없이 그릴 수 있었을까요?

[녹취: 이재호 학예연구사] “바로 이 인왕산이라는 공간이 겸재 정선이 나고 자라서 활동했던 자신의 터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돌덩이 하나하나까지도 다 머릿속에 마음속에 다 새겨져 있는 그런 공간이었기 때문에 1751년 장맛비가 5일 정도 계속 이어진, 윤오월 하순에 드디어 비가 개었을 때 물에 젖어서 묵직해 보이는 인왕산의 화강암 덩어리를 인상적으로 포착했습니다. 인왕산의 화강암 봉우리는 백색입니다. 밝은색인데요. 이것이 비에 젖었다고 해서 바로 검은색이 되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어떻게 과장하거나 효과적으로 연출할 것인가를 화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짙은 먹으로 오히려 그림으로 해서 이것이 겸재 정선이라는 화가가 노대가로서 가지고 있었던 가장 뛰어난 역량이 아니었느냐는 생각하게 됩니다.”

‘인왕제색도’는 한국 국보 제216호입니다. 이렇게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보 6건 13점과 보물 15건 20점을 함께 선보이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와 함께 찾아온 가족 단위의 관람객도 꽤 있더라고요. 아이의 교육을 위해 찾아왔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 들어봅니다.

[녹취: 관람객] “아이들 교육적으로 볼 수 있는,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많은 작품이 나온다고 해서 왔습니다. 돌아가는 동선이 차분하게 볼 수 있어서 군데군데 앉아서 오랫동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점이 되게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각은 잘 모르는데 조각 작품이 많이 전시돼 있었고 조각작품이 가지고 있는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섬세한 그런 것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좀 새롭게 발견된 것 같아요. 그래서 조각작품도 참 좋은 작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또 다른 관람객 송근호 씨는 작품도 물론 좋았지만, 그 작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한 전시 구성, 기획이 참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송근호 씨] “기획을 참 잘했더라고요. 그거를 다 분류해서 정확하게 하나하나 전부 우리가 느낄 수 있게 그 기획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천경자 그림을 워낙 좋아했는데 천경자 그림의 ‘만선’이라는 그림하고 ‘섶섬(이 보이는 풍경)’ 그런 거 참 좋았어요. 모네의 그림이 정말 좋았죠. 대작이고, 빔을 쏴서 하는 기술인데 밑에도 있다는 게 아주 환상적으로 볼 수 있었어요.”

이번 전시가 열리기 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이건희 컬렉션’을 다룬 특별전시가 열렸는데요. 관람객 김채린 씨는 국립현대미술관뿐만 아니라 삼성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리움미술관도 다녀왔다고 하더라고요. 김채린 씨는 각각의 전시 성격이 달라 오히려 더욱 흥미롭게 봤다고 전했는데요.

[녹취: 김채린 씨] “전에 리움에서도 작품을 보긴 했는데 워낙 보관이 잘 되어있고 작품의 질이 너무 좋은 작품이 많이 있어서 리움에서 봤던 작품 외에 또 좋은 작품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엇보다 그걸 기대하고 왔죠. 그런데 전시 소장작품 규모라든지 이런 작품 분야별로 규모가 워낙 크니까 사실 겹치는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고 그래서 되게 재밌게 봤어요. 제각각 나름의 전시 포인트들이 조금씩 다르니까 그런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이어 김채린 씨는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알게 된 작품이 있다면서 자신이 찍어온 사진을 보였습니다.

[녹취: 김채린 씨] “저는 채용신의 일생을 그린 ‘평생도 병풍’ 작품을 굉장히 흥미롭게 봤는데요. 이 작품을 저는 오늘 여기서 처음 보게 됐고 이분의 평생에 대한, 이분을 조명한 어떤 분인지 이런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작품에 이분의 일생에 관한 병풍이 있다는 걸 처음 보게 되었고 굉장히 묘사가 잘 되어있더라고요. 어린 시절부터 환갑이 될 때까지의 일생을 쭉 나열해서 열 폭의 병풍으로 그려져 있어서 너무 흥미롭게 봤어요.”

그리고 김채린 씨의 아들인 김이산 학생도 전시를 보며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사진으로 남겼는데요. 한참을 찾다 보여준 작품 삼국시대 5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토우 장식 그릇 받침’이었습니다.

[녹취: 김이산 학생] “중간에 ‘토우’ 작품에서 탑하고 동물들하고 아기자기 있는 게 재밌었어요. 이게 되게 퀄리티가 좋고 정교한 작품이라고 들었거든요. 잘 보니까 사람들도 표정이나 이렇게 동물들도 자세히 구현된 게 신기했어요.”

끝으로 관람객들은 전시 소감에서 고 이건희 회장을 언급하며 문화유산을 아끼고 사랑한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며 참 고마운 전시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관람객] “고 이건희 회장님께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부를 사회의 문화유산들이 잘 전승될 수 있도록 잘 모아주신 것은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취: 송근호 씨] “이건희 회장이 문화사랑해서 문화재를 그렇게 많이 수집해서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도 막았고 그런 점에서 참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녹취: 김채린 씨] “미술 애호가였다고 들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미술 좋아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고미술들을 많이 수집해서 이것들을 잘 보관한 거에 있어서는 상당히 어느 부분 또 우리가 빚을 지고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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