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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원전 인근 포격 13명 사망...크름반도 연쇄 폭발 "러시아군 항공기 9대 파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니코폴 주민이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된 주택을 수습하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니코폴 주민이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된 주택을 수습하고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최소 13명이 사망했습니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는 10일 니코폴 지역에 공습이 단행돼 11명이 사망했으며, 이후 부상자 2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현재 부상자는 11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5명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레즈니첸코 지사는 시의회 청사와 학교, 문화 시설, 그 밖에 고층 건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고, 송전선이 끊겨 수많은 주민들이 전기 없이 지내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로켓 80발이 주거용 건물들을 타격했다"고 이날 트위터에 적고, 현장 사진들을 게시했습니다.

니코폴은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자포리자에서 약 85km 정도 떨어진 지역입니다.

현재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이 장악한 상태입니다.

최근 원전 단지와 부근 지역에 폭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핵 테러'를 감행한다고 주장하고,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자작극을 벌이며 원전 일대를 군사요새화한다고 반박하는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의 전원 공급 시스템뿐 아니라 방사선을 제어하는 통신선 등도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9일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명의 성명을 통해 "지난 5일 포격으로 외부 전원 공급 장치가 부서진 데 이어 다음날인 6일 포격 때문에 추가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IAEA는 두 번째 포격으로 자포리자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저장 시설의 벽과 지붕, 창문 등이 깨졌으며 일부 통신선이 손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 크름반도 대규모 연쇄 폭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크림반도) 군사시설에서는 전날(9일) 대규모 연쇄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크름반도 서부 노보페도리우카 인근 사키 공군기지 탄약고에서 이날 1~ 2분 동안 12차례 폭발이 일어나 1명이 숨졌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현장 영상에는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화염이 치솟고, 근처 해변에서 휴양을 즐기던 관광객들이 급히 피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전략 요충지

세르게이 악쇼노프 크름 행정부 수반은 폭발 지점마다 주변 5㎞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이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곳입니다. 악쇼노프 수반도 러시아 측 인사입니다.

러시아 측은 이날 폭발이 "항공기 탄약이 터져서 일어난 일"이라며 단순 사고로 설명했습니다.

이어 "탄약 외에 파괴된 전투기나 군사장비는 없다"고 발표하고,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기지는 러시아 전투기들이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공격할 때 출격하는 곳입니다.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가 있는 세바스토폴항에서 북쪽으로 약 50km 지점입니다.

■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탈환 목표

이날 폭발이 러시아 측 주장대로 단순 사고인지, 아니면 크름반도 탈환을 선언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같은 날(9일) 크름반도 인근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이 있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공격 능력을 갖추게 된 것 아니냐는 군사 전문가들의 추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연쇄 폭발에 관해 "서로 다른 곳에서 발생한 폭발의 명백한 동시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같은 동시성은 우발적 사고라는 러시아 측 주장을 무너뜨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소 측은 이어 "우크라이나가 넵튠 미사일의 성능을 개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넵튠 미사일은 사정 거리 약 305㎞로, 지난 4월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함을 격침시킨 것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러시아 측은 모스크바함 침몰 당시에도 단순 폭발로 인한 사고로 설명한 바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크름반도와 연결된 헤르손 등에서 수복 작전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 6월에는 크름반도 주변 흑해 석유 시추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지난달 말에는 세바스토폴항의 러시아 흑해함대 본부가 드론(무인 비행기) 공격으로 파괴됐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크라이나 측은 공격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 젤렌스키 "전쟁은 크름에서 시작했으니 크름에서 끝나야"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9일) 크름반도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이 "우리 군과는 무관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남부 지역 우크라이나군 야전 지휘부는 크름반도를 향해 작전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명확하게 선을 긋지 않았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사건 현장에서 짙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관광객이 많은 철에 크름반도에서 점령군의 존재는 어울리지 않음을 모두에게 상기시키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해당 폭발로 러시아군 항공기 9대가 파괴됐다는 구체적인 정보를 우크라이나 공군이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의 이같은 모호한 태도에 관해, 러시아를 자극해 전선을 확대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현지 매체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크림반도(크름반도)가 공격받으면 '심판의 날'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9일) 밤 영상 연설에서 크름반도 수복 의지를 주제로 내세웠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자유 유럽을 상대한 러시아의 전쟁은 크름반도와 함께 시작됐다"고 강조한 뒤, "전쟁은 크름반도의 해방과 함께 끝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크름반도 점령은 유럽 전체와 세계 안정에 위협"이라고 비판하면서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의 것이며,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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