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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 프로축구 무단 중계...한국 선수 경기만 제외


북한이 올해 3월 무단 중계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경기. 사진 =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올해 3월 무단 중계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경기. 사진 =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영국 프로리그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경기도 자국에 무단 방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백 회에 걸친 무단 방영에도 유독 한국 선수가 뛰고 있는 팀의 경기는 중계되지 않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3월 22일 북한 국영방송인 ‘조선중앙TV’는 프랑스의 리그1에 소속된 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과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의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를 녹화 중계했습니다.

이 경기는 유럽 최상위 축구 리그에서 선발된 팀을 대상으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전.

화면 우측 상단에는 ‘유럽축구선수권보유자련맹전’이라는 문구가, 좌측 상단의 점수 판엔 두 팀의 북한식 이름 ‘빠리SG’와 ‘바이에른 뮨헨’이 띄워져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2월 14일 열린 이 경기를 이날을 포함해 총 3번 방영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중계는 무단 방영입니다. 이 경기의 중계권을 갖고 있는 유럽축구연맹이 북한 내 중계를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VOA가 2022년 7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관련 사례를 집계한 결과 북한이 총 80회에 걸쳐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무단 방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무단 중계한 유럽 프로축구 경기는 더 있습니다.

같은 기간 북한은 프랑스의 리그1 경기를 49회, 이탈리아 세리에 A와 독일의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의 경기를 각각 41회, 31회, 28회씩 녹화 중계했습니다.

이는 모두 정식으로 계약을 맺지 않은 불법 중계입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7일 VOA에 “우리는 해외 시장에서 개별화된 전략을 통해 80개 이상의 국내외 파트너와 팬들에게 맞춤화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현재 중계권 제휴사에는 ESPN, 스카이, 노르딕 엔터네인먼트 그룹 등 선도적인 글로벌 네트워크와 무료로 제공되는 시청율이 높은 전국 TV방송들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분데리스가를 방영하는 방송사 목록은 자체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북한은 해당 국가 목록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분데스리가] “We are proud to be able to address more than 80 national and international partners and fans worldwide with a customised and authentic experience through individualised strategies in international markets. Our licence partnerships currently include leading global media networks such as ESPN, Sky and the Nordic Entertainment Group, as well as high-reach national broadcasters in free TV. To find out more about our current broadcasters worldwide or to check which broadcasters are showing the Bundesliga in a particular country, we recommend that you visit our website. North Korea is not represented in the list of countries.”

실제로 분데스리가 웹사이트의 방영 국가 목록에서 북한을 선택하면 “당신의 국가에는 (분데스리가 경기를 중계할 수 있는) 방송사가 없다”는 문구가 뜹니다.

프랑스의 리그1, 스페인의 라리가 역시 웹사이트를 통해 중계권을 보유한 나라를 지도에 표시하고 있는데, 북한은 ‘중계권 없음’을 의미하는 검은색 등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전 세계 중계권이 있는 나라를 표시한 프랑스 '리그1'의 지도. 북한은 검은색으로 중계 지역에서 제외돼 있다.
전 세계 중계권이 있는 나라를 표시한 프랑스 '리그1'의 지도. 북한은 검은색으로 중계 지역에서 제외돼 있다.

또한 동일한 내용을 게시한 유럽축구연맹의 목록에서도 북한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7일 VOA에 “한국의 경우 챔피언스리그와 세리에 A는 스포티비, 리그1은 SBS와 쿠팡플레이, 분데스리가는 CJ ENM, 티빙, 라리가는 쿠팡플레이 등이 각각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라면서 “하지만 북한은 이들 축구협회나 중계권 중계업체 등과 전혀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 중계권이 있는 나라를 표시한 스페인 '라리가'의 지도. 북한은 회색으로 중계 지역에서 제외돼 있다.
전 세계 중계권이 있는 나라를 표시한 스페인 '라리가'의 지도. 북한은 회색으로 중계 지역에서 제외돼 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지난 1년 반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경기를 129회 무단 방영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약 한 달 남짓한 기간 추가로 23회 더 방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나머지 5개 프로리그의 경기와 합칠 경우 북한의 무단 방영 횟수는 모두 381회로 늘어납니다.

400회에 가까운 경기를 무단으로 중계하면서도 유독 한국 국적의 선수가 뛰는 경기는 쏙 빼놓은 점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북한이 방영한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는 한국인 손흥민 선수가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과 김민재 선수가 지난 시즌까지 활약하던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나폴리가 각각 16강과 8강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16강전에 오른 16개 팀 중 12개 팀의 경기만을 중계했습니다.

이는 한국 선수가 뛰는 2개 팀과 더불어 이들의 상대팀을 제외하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마찬가지로 8강전 역시 김민재 선수의 당시 소속팀과 상대팀 경기가 중계되지 않으면서 북한 조선중앙TV에 등장한 팀은 단 6개에 불과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시즌까지 스페인 라리가의 마요르카에서 활약하던 이강인 선수의 경기를 중계 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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